정태춘 - 아 대한민국

2015. 9. 11. 23:28카테고리 없음




그러고 보면 이땅에도 사회참여적 포크송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음

방송에 나오지 않는 것일뿐.. 개나 줘버려라고 말할 사람도 있겠지

만 우리는 그 개나 줘버려할 과거를 몇십년이 지나도 이땅에 문화

유산처럼 곱게 보존되는 것을 쳐다보고 살고 있다. 언젠가  유네스

코에 등록해야하지 않을까? 이 땅 전체를..

 

정태춘님은 입으로 풍경을 그리는 화가같다. 상징이나 은유도 없이

그냥 보이는 현실을 그대로 묘사하는 화풍을 가졌다고 할까? 알사

람만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몰라도 된다는 비유도 없다. 그냥 앞의 풍

경 보고 말하듯 사회를 묘사하기도, 강을 묘사하기도, 산을 묘사하

기도 한다. 그렇지만 그만의 숙성되고 발효된 느낌이 난다. 참 묘한 

분이다.

우리는 무언가 하나씩은 꿈꾼다. 나 역시 꿈꾸는 것이 있다. 모두 왕

과 같이 차려 입고 수라상을 삼시세끼 먹는 걸 바라는 것이 아니다. 

우리 아이들이  더 자유롭고 스트레스받지 않는 땅에서 사는 것이

다. 지금까지 꿈꾸었던 것 시간이 지나서 이루어진 것을 많이 봤다. 

이 바램도 언젠가는 이루어 질 것이다. 그래서 이 노래가사를 나중에 

이땅의 아이들이 듣거나 본다고 해도 " 어이상실 ..이야기 책에서나 

볼 수 있는 내용이네" 라고 말할 수 있는 때가 오길 바래본다  

 





아 .대한민국




우린 여기 함께 살고 있지 않나
사랑과 순결이 넘쳐 흐르는 이 땅
새악시 하나 얻지 못해 농약을 마시는
참담한 농촌의 총각들은 말고
특급 호텔 로비에 득시글거리는
매춘 관광의 호사한 창녀들과 함께
우린 모두 행복하게 살고 있지 않나
우린 모두 행복하게 살고 있지 않나
아, 우리의 땅 아, 우리의 나라...

우린 여기 함께 살고 있지 않나
기름진 음식과 술이 넘치는 이 땅
최저임금도 받지 못해 싸우다가 쫓겨난
힘없는 공순이들은 말고
하룻밤 향락의 화대로 일천만원씩이나 뿌려대는
저 재벌의 아들과 함께
우린 모두 풍요롭게 살고 있지 않나
우린 모두 만족하게 살고 있지 않나
아, 대한민국. 아, 우리의 공화국...

우린 여기 함께 살고 있지 않나
저들의 염려와 살뜰한 보살핌 아래
벌건 대낮에도 강도들에게
잔인하게 유린당하는 여자들은 말고
닭장차에 방패와 쇠몽둥이를 싣고 신출귀몰하는
우리의 백골단과 함께
우린 모두 안전하게 살고 있지 않나
우린 모두 평화롭게 살고 있지 않나
아, 우리의 땅. 아, 우리의 나라...

우린 여기 함께 살고 있지 않나
양심과 정의가 넘쳐 흐르는 이 땅
식민 독재와 맞서 싸우다
감옥에 갔거나 어디론가 사라져간 사람들은 말고
하루 아침에 위대한 배신의 칼을 휘두르는
저 민주인사와 함께
우린 너무 착하게 살고 있지 않나
우린 바보같이 살고 있지 않나
아, 대한민국. 아, 우리의 공화국...

우린 여기 함께 살고 있지 않나
거짓 민주 자유의 구호가 넘쳐흐르는 이 땅
고단한 민중의 역사
허리 잘려 찢겨진 상처로 아직도 우는데
군림하는 자들의 배 부른 노래와 피의 채찍 아래
마른 무릎을 꺾고
우린 너무도 질기게 참고 살아왔지
우린 너무 오래 참고 살아왔어
아, 대한민국, 아, 저들의 공화국...
아, 대한민국. 아, 대한민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