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시간이 멈춘다면

草古來討 2008. 3. 27. 20:02

 

사람은 좋은 시간, 좋은 느낌, 좋은 세상을 만나면

입버릇처럼 이대로 시간이 멈추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혹 지나간 앨범을 꺼내며 추억에 잠길때도

이때로 돌아가 시간이 멈추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시간이 멈추다면"이라는  상상을 하다가도

그러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첫째, 나의 희망때문에

아직 성장하지 못한 아이들의 성장을 막는 결과가

될 것이라는 것때문에라도 그런 생각은 하면 안될 것같다.

 

가끔 아름다운 꽃이나 아이들을 오래동안 보기위해

시간이 멈추면 좋겠다는 생각도 할 수 있을테지만

시간이 멈춘 꽃은 조화와 같이 향기나지 않는 존재가 아닐지

성장을 하고 시들어가고 그러기에 아름다운 것이고

더욱이 시들어 없어질 즈음엔 아름다운 열매나 씨앗을 만들어 주는

센스가 있다는 사실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은

내 얼굴이나 외모를 위해 시간을 붙들고 싶어 하는 자들이 아니라

후대를 위해 혹은 내 성장과 그 결과물에 대해

관심을 가지며 내적 성장을 하는 자들이 아닐지

만일 내 희망대로 시간이 멈춘다면 아이들은  아름다울 지언정

열매맺지 못하는 존재로 살아야 하지 않을까?

 

둘째, 만회하거나 실패했을때를 위해서라도 시간이 멈추면 안될 것같다

잘못하면 고치며

실수하면 만회하기위해

시간은 흐른다

시간이 흐름만으로도 치유가 될수도 있으나

나의 씨뿌림에 보답해주시는 하나님은 그 결과를 보게 해주실 것이다

항우가 패왕별희(패왕항우가 우미인 희랑 이별)를 하고 유방군에 의해

사면초가의 상태에서 쫓기고 쫓겨 자살한 곳은

고향으로 돌아가는 마지막 길목인 오강 앞이었다.

자신의 고향의 모든 젊은 이를 다 죽이고 어찌 고향으로 돌아갈 것인가하는 체면때문이 아닐지 

1000년이 지나 두목이라는 시인은 題烏江停歌(제오강정가)라는 시에서 후일을 위해 항우가

강을 건넜더라면 흙먼지 일으키며 다시 돌아올(捲土重來) 날이 있었을 거라고 안타까워 한다.

하지만 항우는 거기 烏江앞에서 시간을 스스로 멈추었다.

실패한 자는 시간이 있음에 감사하고 다시 시작할 마음이 생김에 기뻐해야 한다

 

 

셋째, 슬픔에 잠긴 자들의 앞에도 시간의 흐름은 중요하다

슬픔을 이기고

내 맘에 기쁨이 넘칠 때까지

열심히 감사해보자

암에 걸린자가 죽을 날을 받아놓고

일생을 살면서 감사해야 할 일을 적다보니

너무나 많아서 그 모든 것에 감사해 하며

시간을 보내다보니 암이 완치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시간이 흐름에 감사하고

망각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과거에 집착하지 않고 살아가며

즐거워짐을 경험해보자

 

예전 '안녕 프란체스카'에서 프란체스카가  잘 쓰던 말

"즐겨"란 말을 가끔 쓰곤 한다

그리고 아이들에게도 현실이 힘들어도 즐기라고 한다

그렇다 즐겨야 할 거같다

 

그래서라도 시간이 흐름에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