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vs.서대문
사람들이 경험하기 쉬운 것 중 하나는
동대문에서 빰맞고 온 사람들에게 화풀이를 당하는 경우이다
내가 서대문인게 틀림없다면 말이다
가끔은 북대문 쯤이나 남대문 쪽에 가있어야 하는 데 늘 서대
문에 가있는 내가 우습기는 하지만 늘 난 서대문에 있는 건 확
실해 보인다. 가족들은 늘 생각지도 않는 순간 정말 느닷없는
Sucker punch 를 내 멘탈에 날리곤 한다.
말 과 말 사이에 숨은 뜻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다보니 사람들
말에 많이 민감해지는 자신을 깨닫곤 한다. 그래서 어떨 땐 다
른 사람들처럼 검증된 평상적인 클리쉐들을 많이 사용하곤 한
다. 하지만 항상 사람마다 톨러런스 라인이란 건 존재하듯 나
에게도 그런 선이 존재한다.
평소같으면 큰 느낌이 없을 말도 무슨 이유인지 그들의 큰 소리
를 내게 만드는 방아쇠가 되는 듯하다. 아마도 그들은 내가 모
르는 어딘가에서 경험한 흥분이 채 가라앉기 전 나에게 왔을 것
이고 첫 번째 화풀이 대상이 분명 나일 것이다.
안타깝게도 나에겐 서대문이 없다. 내가 서대문이니까.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나도 내 나름대로 방법을 찾으려 한 듯하다. 서
대문에 와서 화풀이하는 사람에게는 말을 하지 않는다. stop 을
걸어 버린다. 난 더이상 서대문이 아니라고 공포해버리는 거라
할까. 얼마나 더 이 세상에 존재할지 모르지만, 다른 사람에게
상처주고 싶지도 않는 것만큼 나 자신에게도 더 이상 상처를 주
고 싶지않으니까.
사람은 누군가의 마음이 멀리 있다고 느낄 때 큰 소리를 지른다
고 말한다. 내가 바로 옆에 얼굴을 두고 있는데도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다면 그건 내가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들 스스로가
멀리 달아나고 있다는 걸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
이 달아나면서도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소리를 지르는
거라던데. 하지만 알다시피 아무리 사랑하고 좋아하는 사람이라
고 해도 그의 옆에서 그 이야기를 들어줄 수가 없다는 걸 소리를
지르는 그들은 모른다. 그들이 밖에서 자의는 아니겠지만 어쨌든
삼킨 독극물이 용암처럼 그 입밖으로 분출되어 나오고 있다는 걸
인식하지 못하니까. 정말 다른 사람들이 몇 일을 해독해도 풀리
지 않는 대량의 독극물이란 걸 느끼지 못하면서 말이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자신을 사랑한다. 하지만 진짜 자신을 사랑
하는 방법은 모른다. 자신이 삼킨 독극물을 다른 사람과 키스하
며 토해낸다고 생각해보자. 그게 자신이 가장 사랑해야 할 사람
들이라면 시간이 흐른 후 자신을 위해 남에게 상처를 주며 치유
를 얻는 것이 자신을 정말 사랑하는 방법이 맞을까? 우리 속담
에 동대문에서 빰맞고 서대문에서 화풀이한다라는 속담은 계속
그러라는 의미가 아니다. 그걸 끊어야 한다는 메세지일 것이다.
자신을 진정 사랑하는 방법중 하나는 동대문에서 맞았다고 서대
문에서 화풀이 하지 않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 빰맞는 사람
이 자신의 분신들이라면 결국 자기 자신에게 하는 화풀이가 될테
니까.
내가 가족이고 가족이 마을이고 마을이 도시이고 국가이고 세계
이고 우주라면 우리가 서로에게 때리고 다시 화풀이하는 것은
끊임없이 돌고 돌 것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수많은 쓰레기가 썩
지않고 산을 이루고 수출도 하지만 결국 그 나라에서 다시 되돌
아 오는 것처럼 내가 한 농담은 결국 자신에게 한 농담이 되고
내가 한 욕은 결국 내게 돌아온다는 걸 안다.
hater 들은 어쩌면 세상을 미워하는 것만큼 세상에서 미움을 받
는다. 그건 그저 가면이고 그 흔한 페르소나에 불과하다 자위하
겠지만 그가 주는 미움은 아무리 두꺼운 가면을 쓰고 보호 막을
쓴다해도 결국 그의 자아와 무의식으로 스며든다.
배우들이 사용하는 페르소나가 그들의 인생에 아무 영향이 없는
것같지만 결국 엄청난 영향을 미치듯 말이다.
서대문이 세상에 외친다. 다시 동대문으로 돌아가라고 죽이되든
밥이 되든 거기서 다 토하고 오라고.. 혹시 독을 못 토하고 집에
온 사람이 있다면 그걸 중화시킬 능력이 되지 않는다면 그냥 혼자
중화시키도록 시간을 주는 것이 더 나을테니 건들어 토하게 만들
지 말라는 거.. 잊지 말자. 당신은 능력자나 히어로가 아니다. 요
즘 독은 독하다 . 드라마에서 표현되는 가족애로는 절대 중화 못
할 정도로. 그러니 스스로 이기도록 놔두며 지켜보자. 심각해지면
119를 부를 각오로, 지켜보는 사람이 먼저 쓰러지든 독을 중화하
는 자가 먼저이든..
Please ... Don't be a H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