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란의 마지막 편지

2016. 3. 12. 16:41가수별 .../......




건달이 중국여성의 위장결혼을 위해 증명사진 한장 건낸 것

이 고작이지만 파이란은 아무도 모르는 이 낯선 한국 땅에서 

녀의 사진 속 남편이라는 인연 하나 만으로 편지를 쓴다. 


그것도 살아 생전 보내지도 못하고 죽은 다음에 전달될 지조차

모르는 편지를 말이다. 알파고같은 A I 로 대표되는 디지털화

된 세상에서, SNS를 통해 바로 상대방의 반응의 속도로 서로

의 관심도를 측정하는 세상에서 사는 자로서 지극히 먼 옛날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아로그함에 당황스럽기도 하다. 


바로 엊그제같은, 혹  어제같은, 손을 뻗으면 닿을 것같은 시

절인데  이미 동화 책 속에나 나오는 시절 이야기가 되어 버렸

다.. 그것도 Cruel fairy tale 같은 내용이지만 그 영화속 무언가

가 자꾸 감정을 자극한다.. 그리워 하고 싶지 않는 시대인데도.. 


파이란은 한번도 만나지 않은 강재에게 친절하다고 말한다. 

런 파이란의 편지를 보는 강재는 통곡하듯 운다... 어찌보면 

가 안될 내용인데도 막연하게 어린 시절 동화 책을 보며 미

래의 내 모습을 그리며 즐거워 하듯, 파이란 역시 웃는 강재의 

증명사만을 보고 랑을 품는 것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생

각을 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주변의 모든 사람에게 배신당하

고 친하다고 생각하던 모든 자들이 자신을 이용하려고만 하는

데, 세상 누구에게도 친절하게 대한 적이 없는데 번도 본 적

는 여자는 자신을 "친절한 강재씨"라고 부르고 , "사랑한다" 

라는 말을 해준다는 사실이 북받치지 않았을까?   파이란에게

강재는 아마  Fairy Tales 속 프린스 차밍일지도 모른다.... 그 

잔혹동화 속 프린스 차밍같은 강재의 실체도 모른 채 말이다. 

그녀에겐 그 사진이 짧은 프린스 차밍에 관한 동화책이었다. 



동화 속 희생자인 빨간두건이 영화 속에선 가해자로 변신하기

도 한다


파이란은 한자로 白蘭 ( 백란 : 중국어 발음  빠일란 ) 이란  

흰색 난꽃이란 뜻을 가진 여주인공의 중국이름이다. 장백지의 

순수한 이미지랑도  잘 어울리는 이름이다.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내용이지만 장백지의 아버지는 삼합회

의 서열3위인 장인용으로 알려져있다.. 영화 속에서는 여리고 

여린 모습이지만 가끔 장백지가 촬영도중 아버지에게 영화 찍

으며 힘들다고 투정할 때마다 마초남 최민식도 불안에 떨었다

고 한다...



장백지와  엄마 Davies Sally ( 영국 중국혼혈 )...아빠사진은

올리기가 그렇다..



원작이 일본의 아사다 지로의 단편소설 " Love Letter " 이고 

그래서인지 주인공 파이란의 성격이 좀 중국여인보다는 일본

여성같은 면이 느껴진다. 중국여성이라면 파이란처럼 행동할 

것같지 않다.. 물론 내 생각이다.. 파이란의 환타지 속에서 살

고 있면 고이 간직하고 이 생각은 무시하는 것이 좋을 듯..



이제 우리는 편지를 보기 힘든 세상에 살지만 가끔 편지와 관

된 영화를 보게되면 왈칵 감정이 쏟아지는 것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아마도 편지는 구어체보다는 문어체에 가깝고 

소설보다는 시에 가깝고 귀여운 메타포들이 숨어있기 때문이 

아닐까.

까만 글자 속에 감춰진, 편지를 보내는 사람의 진심을 받는 사

이 찾아서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이 하얀 여백 여백에 숨겨진 

즐이나 수수께끼같은 느낌으로 꽉꽉 채워져있는 그런 물건 

이다... 이젠 절대 다시 돌아 오기 힘든 아로그시대의 훌륭

고 소중한 유물이 아닐까?  



최근 디지털시대의 문자를 공개한다


너 어디 가니? 

                 버스 빌려서  동아리 행사가고 있는 중

그게 어디인데?

                 몰라 물어볼께

                

                 수변 공원


..........ㅋㅋ

어디 수변 공원



그래도 디지털은 가슴설렘은 없어도 생각을 오래 안해도 

된다는 점은 있는 듯하다.. 돌아가지 못한다는 것이 꼭 

슬픈 것은 아니라는 것.. 전진하는 것이 꼭 좋은 것은 아

니라는 것과 비슷한 건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