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
2018. 2. 13. 13:51ㆍ잡동사니
깨달음
집 앞
24 시간 편의점에서
깨달음 5000 원 어치를 샀다.
꽁치처럼
신문지에 둘둘 말아서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게
겨드랑이에 낀
깨달음의
온기를 느끼며
집으로 돌아왔다
방금 산 그 깨달음으로
내 머리는 몇 퍼센트나 더
현명해졌는지는 알 수 없고
알려고도 안하고
알고 싶지도 않다.
거의 매일
깨달음을 갈구하고
구매를 하지만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아
구매하는 그 깨달음으로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머리 속이 광대하거나
평생 이곳 저곳에서의
깨달음의 구매 행위가
헛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또한 찰라의 쾌락이고
독특한 기호일 뿐인걸까
어쩌면
깨달음보다는
깨달음의 구매에 중독되어
가는 건 아닐까.
집 안엔
어제 산 깨달음이
신문지에 싸인 채
썩고 있다..
그러고 보니
어제 산 깨달음은
무엇에 대한 깨달음이었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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