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3. 22. 16:08ㆍ가수별 .../......
이모가 부의금 접수테이블에 앉아 있는 내게 물었다
" 엄마 보고 싶지 않니 ? " 라고
난 아무 생각도 없이 고개를 좌우으로 한번 흔들었고
곧 난 정말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리워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가끔 어머니가 보고 싶어지는 순간은 있다. 하지만 어
머니가 이 곳에 계실려면 아마 마지막 모습처럼 아픈
모습으로가 아닐까? 잠시 내가 보고 싶다고 어머니가
힘드신 모습으로 이 땅에 계시는 것을 욕심을 품는 것
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 적 어머니가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딴 생각말
고 공부만 하라고 하셨을 때 정말 난 딴 생각 안하고 공
부만 했었다. 정말 하늘도 안보고 공부만 했었다.
고 3 , 어느 가을 날 이었다. 유리창 청소담당이었던 난
창 밖의 가을 하늘의 시퍼란 색과 흰 구름을 바라 보다
굳어 버렸었다. 고등학교 3년 동안 난 하늘 한번 여유롭
게 바라보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난 그런 경험이 그 한번 뿐이길 바랬었다. 하지만 항상
어느 순간 어떤 풍경이나 사물을 바라보다 문득 문득 자
신의 모습을 깨닫곤 했다. 자신의 위치, 자신의 생각도..
이모의 그 질문에 어머니 생각을 안하고 있다는 죄송스런
생각보다도, 난 또 어떤 일에 사로 잡혀 있다는 것을 깨달
았다. 아무렇지 않은 듯 살지만 내 삶의 남은 시간들은 그
렇게 흘러가고 있다는 사실과 내 위치는 내가 있고 싶은
곳도 아니고, 하고 싶은 일도 아닌 그저 해야 하는 일만 하
고 있다는 사실 말이다.
그리고 깨달았다. 어머니도 그러셨을 테고 이모도 그러셨
을 것이다.. 그래서 기도했다 ..그 분들에게 다음 생이 허
락된다면 부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수 있으시
길 바란다고 말이다.
" 나 ? 가끔 보고 싶으면 어떡하냐고 ? 난 어릴적부터 잘
참았어...그래야 하는 거라고 유치원부터 배워 알거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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