正..? 純... ?

2016. 10. 11. 10:27잡동사니

성경에 나오는 正金은 순수하여 아무 것도 섞이지 않은 금을 이

르는 말이다. 일상적으로 우린 순금이란 말에 익숙하다. 그리고 

그 다음에 우린 99.9 % 란 숫자를 꼭 붙인다. 그것은 사실 0.1 % 

는 순금이 아닌 것이 섞여 있을 가능성을 이야기한 것이고 사실상 

정금과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사실 정금이란 일상생활에서 표

을 안하는 이유는 아마도 지금 기술로는 못 만들든지 ,안 만드는지 

모르지만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마치 유토피아란 

말은 있지만 지구상에 존재할 수 없는 개념인 것처럼 말이다.


아침에 일어나 커피를 마시며 생각했다. 정금이란 표현이 금을 표

현하는 말이라면 사람에게도 붙일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이다. 

정인이라.. 情人 말고 正人 ...


앞에 쓰인 정인은 애인이나 연인을 이르는 말이고 뒤에 쓰인 정인은

바른 정을 의미한다.. 그런 말은 정금에서 正은 다른 물질이 섞이지 

않았다는 개념이라면 사람앞에 붙은 正 은 무슨 의미를 가져야 할까.. 

거짓이 없음을 생각해야 할까? 그래서 사전을 검색했더니 그렇다고

정의되어 있다.. 하지만 이 正人도 지구 상에 존재하지 않는 개념일 

것이다

그래서 나온 개념이 정금대신 순금처럼 순수한 사람을 純人( 순인 )

이란 표현을 쓸 수 있겠지만 , 이 또한 쓸 수 없다. 순금처럼 99.9 %

인 순인도 사실 우리에겐 불가능한 숫자다. 마치 금이 수은과 불 속

을 거치며 순금으로 재탄생되지만 우린 그런 고통을 거치면 죽는다.

역사상 그런 고통을 거친 사람은 딱 한사람 존재한다.. Jesus  


그의 별명이 무흠한 사람이고 순인이다.. 

그럼 정인도 포기하고 순인도 포기하고 그럼 그 다음은 무엇이 남

을까.. 비교적 정직한 사람이나 비교적 순수한 사람이 남는다.. 물

론 그 비교대상도 100 % 正이나 純 에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인간을 비교한다는 의미다. 일종의 상대적 개념이다. 큰 차이는 

없을 것같지만  앞서도  正 이 純 보다 조금 더 강한 표현이라면 

걸 난 이렇게 표현해볼까 한다..물론 정색하고 반응하지 않길 

바란다. 난 순도 정도 아닌 그런 사람이고 그런 사람의 생각일 

뿐이니


정직한 사람은 아니 비교적 정직한 사람은 먼저 자신의 마음조차

도 그대로 직선적으로 표현하는 사람일 것이다.. 예전 어른들이 

많이 쓰던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할 말을 하는 사람이 그런 종류의 

사람말이다..


집안 친척들이 다 모여 여러 집 김장김치를 1박 2일에 걸쳐 담그

다 점심시간이 되었을 때 며느리들이 밥하기 힘드니 시아버지께 

가서 

" 아버님 .. 점심 짜장면 시켜먹으면 안되요 ? " 라고 여쭈면 

" 아니.. 난 밥이 먹고 싶구나.. 밥 다오 " 라고 말하는 것.. 이게 

정직이다...아니 비교적 정직이다..ㅋ 결국 며느리는 지친 몸을 

이끌고 시아버지 밥을 한다. 사실 나이든 어른들 밀가루 소화 

잘 안 되시는 분들 많다. 그리고 그런 분들은 이렇게 이야기한

다. 

" 먹기 싫다는 데 뭘 따지긴 따져 " 라고.. 사실 예전 어른들 이

다. 집집마다 한 분씩 계셨고 드물게 아직도 계신다..하지만 

요즘 사람이 아내에게 이렇게 행동한다면 아마 그 집안엔  원

폭투하될거다. 몇 번 쌓이고 쌓이면 자동  이혼 이야기 나올테

고..

그래서 正金이 지구상에 존재할 수 없는 것처럼 비교적 정직한 

람도 세상에서 사라져 간다.. 물론 이들이 악한 사람이라는 

것은 아니다. 그저 좀 지나치게 감정에 솔직한 것 뿐이다.


그러면 이제 남은 비교적 순수한 사람.. 큰 차이는 없다..하지만 

른 사람의 감정까지 살피는 사람이다.. 우리가 보통 말하는 착

한 사람이란 이런 부류의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이 비교적 순수

하다고 해서 거짓말을 못한다는 것은 아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순수한 사람 정직한 사람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앞에 상

황에서 말했던  며느리가 와서 질문한다고 가정한다


" 아버님 .. 점심 짜장면 시켜먹으면 안되요 ? "


라고 물으면 " 그러자 " 라고 대답하는 사람이다.. 소화가 안되도 

다. 그리고 그 짜장면은 제일 나이 어린 며느리 " 고생한다" 

고 덜어주고 맏며느리 얼굴을 보고 " 너도 더 먹어라"  라고 덜어

주고 아내 얼굴 보며 그 입에 단무지를 하나 집어 넣어준다 .. 그

리고 탕수육 좀 먹다가 방으로 들어간다.. 조금 배고프지만 저녁

밥이  Just around the corner 라고 생각하며 참는다.. 어짜피 그

래봐야 일년에 하루다.. 그쯤 되면 며느리들도 안다.. 시아버지가 

싫은 걸 양보해 주신 것을.. 하긴 요즘 사람들 모르는 사람도  있

긴 하다..


비교적이나마 정직이나  순수가 사라진 이유를 어렴풋하게 알 것 

같았다.. 어느 덧 우린 이미 자신에게 솔직한 사람을 이기적이라

고 부르고 있다는 것을.. 

고향을 떠나기 싫은 노인네를 자식들은 고집세다고 칭하고, 허리

를 다쳐도 병원보다 집에 가서 눕고 싶다는 정말 철없어 보이는 아

버지.. 손자 보고 할아버지에게 중국음식 먹고싶다고 이야기

하라 시키는 아들에게화내는 아버지들를 너무나 자신만 생각한다

고 이야기하는 사람들..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그말을 하는 사람

도 자신만을 생각하고 있진 않은지 생각해야 한다.. 우린 다 우리

만 생각하고 있다는 것에서 벗어날 수 없다. 사실 접점이란 없다. 

한쪽이 져주는 수 밖에, 물론 짜장밥도 있겠지.. 하지만 어른들 금

방한 찹쌀섞인 차진 밥이 아니면 못 드신다. 그런 밥 파는 곳 주변

에 하나도 없다.. 집을 제외하곤..

 

세상 그 누구도 내 뜻대로 되지 않으면 분노를 내 뿜는 사회에서 우

린 자신들도 모르게 그 정직이나 순수라는 개념을 스스로 내려놓고 

있었던건 아닌지.. 

우리가 그렇게 고집세다고 말하던 윗 세대가 고집이 세었던 것이 

니라 비교적 그나마 정직하고 순수했던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

을 하게 된다. 그들과 비교하다 보니 난 정직하지도 순수하지도 

않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세상의 수 많은 에티켓으로 무장된 채 

나도 너도 아닌 어딘가 이상한 지점에 놓여있고 정말 내가 모르는 

곳에 떨어지면 그 껍질을 벗고 또 어떤 모습으로 발아할지 전혀 알 

수 없는 코쿤같은 존재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뭘까?  나이를 먹을수록 전혀 점점 더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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