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5. 20. 10:44ㆍ잡동사니
내 주변 너무나 익숙한 곳
특별하지 않은 곳이라 여기던
공간을 향해 무심히 휴대폰 카메라버튼을
클릭한 후에
내가 늘상 바라보던 그 하늘이
늘 보고 싶었던
푸르디 푸른
푸른 빛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멀리 멀리
하늘이 파란 특별한 곳을 찾아가야만
볼 수 있을 줄 알았었는데
바로 내 머리 위 하늘이
그리도 파란 줄은 모르고
살았었나보다..
빛이 세상의 모든 사물을 만나
반사되고 다시 그 빛은
또 다른 사물에게서
튕기듯 2차 반사되고,
그렇게 다른 사물을 만나
3차 반사되고 그렇게 무한 반사된 후
내 눈으로 들어온다.
어쩌면 그 수 많은 반사체들처럼
우리 아니 수많은 " 나 " 들은
서로에게 영향을 받으며 동시에 주며
사는지 모른다.
좋아하는 사람에게서도
싫어하는 사람에게서도
그들의 반사된 빛 속엔
수많은 반사체들의
색들과 문양과 굴곡들이
흐리지만 분명하게 투영되어
내 색과 문양과 모양에
명백한 영향을 미치고 있을 것..
내 모습이 진정 내 모습일까?
난 수 많은 반사체들의 반사체이고
난 어떤 반사체에게서 가장 많이
영향을 받은지조차 인지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을 뿐인데
하늘이 이토록 푸르도록
내 눈은 푸르지 못한 것만 바라보며
한숨지으며 살아가고 있었네
저 푸른 빛이 분명
오늘 내게 영향을 주었을 터
조금은 내 빛이 파랗게 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해 본다
어쩌면 자신의 본래의 색이
뭔지 모르고 살아간다 해도
크게 괴로워할 필요없을지 모른다란
생각이 들었다,
빛이 없다면, 그리고 빛이 들지 않는 곳에
잠시 있는 것이라면
그냥 수많은 그레이들 중 하나이거나
블랙일 뿐일테니까. 자신이라고 해도
자신의 색을 알 방법이 없을테니까
또한 자신이 빈 공간에 혼자라면
아무리 빛이 있다해도
자신의 색이 수많은 반사체들 사이에서
어떻게 보이는 지 알 수 없을 테니까
그 또한 큰 의미 없는지 모른다.
오늘같이 빛이 많은 날
익숙한 것들은 조금 더 오래
바라봐야 할 듯하다
그리고 그 색을 기억해 둬야 할 듯하다.
내가 오해했던 것들이 그들의 색이 아닐지도 모르니까
그들은 그냥 빛을 받지 못했었던 것일지도 모르고
서로에게 반사된다는 걸 모르는 걸 수도 있으니까.
그게
너무나 서로를 모른 채 살아가는
수많은 내가
광량이 풍부한 날
만나야 할 중요한 이유일지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