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움

2019. 8. 29. 09:09잡동사니




이미 죽은 사람은 

또 죽을 일은 

없다라고 생각했다



죽었던 기억따위 고이 접어

기억의 서랍 

가장 깊은 곳에 

넣어둔다면,

시간의 먼지가 

앙금만큼 

굳을 때쯤이면

다시 꺼낼 일은 

없을거라 믿었다.



오랜만에 만난 

한 지인이

내가 준비할 틈도 없이

벌컥 내 서랍을 열었고

아직 피가 묻은 

내 기억을 꺼내어 버렸다.




그 때 내가 언젠가 그에게도  

찔리고 베였었다란 

내 기억은

잠시 잊은 것이지 

잊혀지는 것이

아니란 것과

내가 죽었었다란 

기억도 

틀렸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그 장례식장에서

살아있는 사람을 

장례지내고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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