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2019. 8. 7. 12:25잡동사니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변하지 않는 건

가장 슬픈 순간조차도

머리카락 한올 흐트러뜨림 없는 

우아함을 지키기 위한

사람들의 노력


마치 프라스틱처럼 보이기 위해

수술을 감행하는 사람과

인간처럼 보이는 리얼돌을 구별하기 위해서

흐려져가는 눈을 부벼야 하듯

감정을 소매끝에 꺼내놓은 사람과

수많은 세련된 페르소나를 구별할

깨끗한 마음을 구매하지 못한다면

사람들의 그 서글픈 동작을 

이해하지 못 할지도 모르지


자본주의 사회의 가장 위대한 발명은

단연코 포토샵일거야

자신이 원하는 장면, 기억까지도 바꿔

놓을 수 있으니까.

나중에 아주 나중에

기억이 사라진 순간이 왔을 땐

그 사진을 믿을테니까.


웃어야 해

인생의 가장 슬픈 순간에도

그 때가 되면 아마 

사라져 가는 흐린 기억보단

이 사진 한장을 믿을테니

다리도 늘리고

블러처리로 주름도 지우고

턱은 당연히 V라인으로.


그래서 얘긴데 

물론 안 팔리겠지만

감정도 같이 찍히는 카메라가 

있었으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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