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9. 5. 14:19ㆍ잡동사니
강태공 세월을 낚는 사나이로 더 유명하다. 남들은 낚시질의
목적이 고기를 낚는 것인데 강태공은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
이 나타나길 기다리며 미끼도 없는 낚시대를 하염없이 드리
웠다.
Wasting time.. Killing Time 허송세월 온갖 말로 사람들이
비웃었을 것이다. 먹고 배에 기름이 끼어서 저런다는 둥..
수 많은 비웃는 말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 이상하고 이상
한 비웃음의 말들이 발이 없어도 먼 곳으로 가서 주나라를
세운 무왕의 아버지 문왕의 귀까지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그 문왕은 기어코 강태공이 낚시하던 황하의 위수까지 그를
보러 온다.
과연 강태공이 이상한 행동을 하던 시간이 허송세월이었을
까? 낚시를 하지 않고 스스로 자신의 사상을 프리젠테이션
하며 각 왕들을 찾아다니는 것이 더 좋지 않았을까? 강태공
은 아마도 가진 인재에 이미 배부른 자를 찾아 다니는 것보
다는 인재에 굶주린 자를 기다리는 편을 택했는지도 모른다.
결과가 좋으니 어찌 말을 할 수도 없지만 그 기다리는 시간이
짧지는 않다.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은 항상 자기가 필요한 부분만
잘라서 보거나 기억하곤 한다. 항상 그런 이유로 같은 사건도
다르게 묘사되기도 한다. 카메라 각도에 따라 아웃이냐 세잎
이냐가 결정나는 야구처럼 말이다. 니편 내편이냐가 아니라
말이다 .
강태공을 바라보는 세상의 시각이 중요한 것일까? 아님 인재
를 얻기 위한 문왕의 호기심에 가득찬 시각이 중요할까? 아
님 강태공의 무념무상에 가까운 낚시로 결국 세월만 낚은 것
이 아닌 평생 기다리며 같이 하고 싶은 문왕을 결국 낚은 강
태공의 시점에서 바라봐야 할까? 어느 것이 중요하다고 말
을 할 수 있을까.
글쎄 세상은 1차원도 2차원도 아니고 3차원이다. 마찬가지로
세상의 사건을 바라봄에 있어 입체적 조망을 원한다면 아마
소중하지 않은 것은 없으리라. 혹자는 당신이 무슨 황희정승이
요? 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지만 세상에 아무 쓸모없는
것이 하나라도 있을까? 세상이 쓸모없다라고 생각하고 말하는
것들은 아마도 세상이 아직 쓸 줄 모르는 것일꺼다. 만약 세상
사람들의 시점만 존재했다면 강태공은 밥만 축내는 밥버러지
에 부모 혹은 배우자 고생시키는 무능력 루저에 불과할 것이다.
세상사람 눈에는 돈이 될 만한 일을 하는 사람이어야 눈에 들어
온다.
하지만 문왕입장에서 보자면은 전략을 논하고 병법을 논할 스
승을 강위에서 줏은 것이다. 그것도 개국공신을 말이다. 땡잡은
거다. 게임에서 가다가 떨어진 아이템을 줏은 느낌이랄까.루저와
국가건국의 공을 세운 신하겸 스승이라.. 멀어도 너무 먼 것같지
않은가?
세상엔 이미 옳다 그르다의 개념은 존재하지 않는다. 굳이 옳다
라는 개념을 쓰자면 누구에게 옳은가를 써야 한다. 예전 군주국
가에선 백성에게 옳지 않아도 왕이 옳다고 생각하면 아래 신하
들이 따라갈 수 밖에 없었다. 물론 반대 상소는 많이 올라왔겠
지. 하지만 나라의 주인은 왕이니까.. 결국은 왕 마음대로다. 하
지만 민주공화국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다. 국민이 옳다고 생각
하는 것이 정의가 되어야 한다.
우린 한때 대한민국은 비교적 정의로워졌다고 자부했다. 그러나
이젠 그 어느 나라보다 더 정의롭다라고 비교할 대상들이 유명한
비리 공화국들 뿐이다. 국민에게 있다고 느껴졌던 주권, 선거철
을 제외하곤 전부 정부 마음대로다. 꼭 집어 말하자면 제왕적 대
통령 마음대로다. 대통령이 옳다고 말하면 옳은 것인가? 어느
새 다시 유신을 넘어 군주국으로 치닫는 듯하다.지금이 대한제
국인가? 마치 강태공이 쓰러뜨렸던 은나라를 보는 듯하다. 주나
라는 어떻게 군사적으로 경제적으로 더 막강한 은나라를 무너 트
릴 수 있었을까? 역사는 계속 우리에게 그 답을 말해주고 있다. 단
그 역사가 진실이라면 말이다..
......................가끔은 멀리서 세월을 낚던 강태공과 문왕의 사
례같은 것이 우리 정치권에도 있었으면 한다. 썼던 것 다시 재활
용하고 걸레 빨아 행주로 쓰고 하는 짓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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