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가 뭔지 난 몰라..

2016. 9. 4. 10:09잡동사니

孝 ( 효 ) 라는 한자는 노인을 아들이 업고가는 형상을 노인을

의미 하는 노인 노 ( 老 ) 자와  아들을 의미하는 아들 자 ( 子 ) 자

는 두개의 한자를 모은 회의문자이다


어찌보면 간단한 개념인지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가

끔은 명제가 될수 없는 모든 형용사처럼 정의할 수 없는 개념임에 틀

림없다라는 생각이다.


 어머니가 암에 걸리셨을 때 의사가 내게 물었었다.  적극적인 치료를 

원하시냐고? 그 때는 몰랐다. 그건 의사가 환자가 아주 위중한 상태라

는 것을 보호자에게 돌려 말하는 클리셰같은 거란 것을,, 그리고 사실 

병원에서 치료할래 말래라고 직접적으로 말한다고 해도 치료 안한다고 

말할 자식이 있을까 싶긴 하지만 .. 어머니는 그후로 그렇게 일년동안 

뇌 수술 두 번, 수술 후 재활 두 달, 방사선 치료 몇 번 그 후 눈을 뜨지 

않으시고 6개월을 보내시다가 돌아가셨다.


 내 결정은 고작 어머니를 일년 더 사시게 했다.. 그것도 고통 중에..

효를 다한 것일까?   어머니의 고통을 1년 연장하며 연명하게 했는데


 아버지도 어머니가 돌아가신지 팔년 후 대장암에 걸리셨다. 아버지는 

어머니와 달리 발병 초기에 발견되어 간단하게 대장 끝부분을 자르고 

직장과 이으면 되는 수술이라고 했다. 하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절대 쉽

지 않았다. 아버지는 아들을 보호자로 인정하지 않으셨다, 그냥 항상 

모자르고 어린 아들로 보시는 듯했다. 어머니가 수술 후 화장실에서 쓰

러지셨던 기억이 있던 나는 아버지를 화장실에 안 보내드리고 변을 기

귀에 받으려고 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내게 밥먹고 와라 뭐가 필요하

다라는 방법으로 밖으로 안 나갈려는 내게 항 상 그러시듯 소리높혀 성

을 내며 나를 기어코 병실 밖으로 보내셨고 그 사이 화장실을 계속 다

녀오셨고 중환자실에서 올라오신 이틀 만에 결국 수술 부위가 터지고 

말았다. 

그리고 장을 밖으로 빼내는 수술을 받으셨다. 하...그렇게 쉬운 수술이라 

던 수술은 아버지와 아들을 쉽게 6개월을 병원에서 보내게 만들었다.


 그 후 난 아버지와 사사건건 싸운다. 내 생각에 옳지 않다라고 생각하

는 걸 하시려고 하면 화를 내 버린다. 


나는 분명 아버지 옆에서 간병을 하고 있지만 사람들이 효자라고 말하

만 난 분명 효자는 아닌 듯하다.

그 때 아버지가 화를 내며 밖으로 나가게 만들려고 했을 때 오리려 화를 

내며 싸어야 하지 않았을까 ?  조금 일찍 싸웠더라면 이렇게 오랫동안 

아버지와 싸우지 않았어도 되지 않았을까? 


   curiouser and curiouser


다시 말하지만 난 분명 효자는 아니다. 그냥 지금은 아버지라는 簿에 붙은 

부록일 뿐이다. 노인을 업는다고 효는 아니다.. 그건 마치 왕자와 결혼했다

고 주인공의 미래가 해필리 에버에프터라고 끝을 맺는 동화책과 같이 무책

임한 결론일지 모른다.. 그래서 세상이 내게 가르쳐준 모든 것들이 과연 맞

는 건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